이건 대학원 다닐때 얘기다.
안박사님께서 강의하시던 통계상담시간에
이원우교수님께서 외부강사로 초빙되셨다.
물론 강의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난다.
수업이 끝난후 여느때처럼 교수님들, 일수선배와 2차를갔다.
술은 못드시나 술자리에 빠지지않으시는 김철응교수님도 오셨다.
막판에 다들 맛이 가면 뒤치닥거리를 많이 하시곤하셨는데,
그것이 대학원생들 사이에 미스테리중 하나였다...
나의 주량은 소주 2병...
멀쩡하다가 그거 넘어가면 딱 끊긴다.
한마디로 해롱해롱하는 중간단계가 별로 없다...
불행히도 안박사님 epsilon-delta근방에 앉게되었다.
그날은 몸을 좀 사리고 있었는데
"안씨가 왜이리 술을 못마셔!"라는 안박사님 말씀에 분발 엄청 마셨다.
생각해보면 주량을 넘겼던것같다.
사실 주제넘는 헛소리도 했던게 기억난다^^
으흐흐 난 안박사님, 김철응교수님께서 기억력이 엄청 좋으시다는걸 잘 안다.
그러나 술자리니까^^
느즈막히 건대에 있는 서한손선배가 항상 그러듯이 귀찮은데 왜불렀냐는 태도로 들어왔다.
사실 속으로 좋아하고 있다는걸 아는 사람은 안다.
술값을 내기 전까지는^^
안박사님은 학생들은 사주고
job잡으면 회수한다는 아주 합리적인
그러나 job잡은 나에게는 더 이상 합리적으로 안들리는 주의셨다.
그래서 서한손 선배가 호출되어 계산했던걸로 기억한다...
교수님들은 불쌍한 서한손선배와 딴데로 가시는데
내가 서한손 선배를 탈취해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때 나 엄청 취한거 맞다.
내탓이 아니었다.
"안씨가 왜이리 술을 못마셔!"라고 하신 안박사님 탓이리다.^^
하여간 서한손선배와 맥주집으로 갔다.
그리고 맥주를 마셨는데 그때부터 기억이 잘 안난다.
소주를 꽤 마신후 맥주를 마시면 대개 이렇게 되기 마련이다...
하여간 나땜에 일수형 고생했다.
우리집으로 가는 버스는 경이적으로 늦게까지있다.
새벽 2-3시에도 타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일수형이 성신여대입구에서 내려줘서 좌석버스를 기다렸다.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 제대로 골라서 탔다
잤다.
깼다.
내가 탄 버스옆에 차들이 일렬로 쫙 있었다.
신호등이군...
또 잤다.
깼다.
또 신호등이군...
또 잤다.
깼다.
또 신호등?
내가 좀 어리버리 하지만 세번은 안속는다.
정신을 추스리고 주위를 자세히 살펴봤다.
앗! 차고였다.
종점 차고여서 차들이 옆에 나란히 서있는걸
나는 신호등에 걸려서 서있는줄로만 안것이다.
치사한 운전사 아저씨 "다 왔어요! 내려요!" 한마디하고 총총 집에 갔겠지...
다행히 집이 그리 멀지않아 비틀비틀 터벅터벅 걸어갔다.
다음날 나는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울렁거려 지하철에서 몇번을 내리면서 학교를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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